한국 개신교를 향한 오해와 편견, 그리고 진실

2019.12.19 조회수 : 397

포커스 리뷰

한국 개신교를 향한 오해와 편견, 그리고 진실

<2019년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 통계분석 발표

2019년 10월 31일(목),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
 

한국 개신교인은 급변하는 한국 사회의 주요 사회적 현안들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을까. 일부 정치세력에 의해 표출되는 개신교 근본주의 신앙과 한국 개신교인 일반의 인식은 얼마나 거리가 있을까. 

'2019년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 통계 분석 발표회가 지난 10월 31일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렸다. 이번 조사는 크리스챤아카데미,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대한기독교서회가 함께 종교개혁 502주년을 맞아 벌인 조사다. 왜곡된 개신교 근본주의 신앙이 일부 정치세력에 의해 악용되면서 양산되는 사회적 갈등과 분열의 실체를 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 차원에서 바라볼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연구단은 지난 7월 8일부터 7월 19일까지 10일간, 전국 16개 시·도 만 20~69세의 성인 남·녀 2000명(개신교 1000명: 비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정치, 경제, 사회(젠더), 통일 및 남북관계, 환경' 등 분야에 대한 개신교인들의 인식조사를 진행했다.

주최 측은 이번 조사의 중요성에 대해 "개신교인들의 인식을 비개신교와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특히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극우정치와 개신교와의 연관이 어느 정도인지를 예측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조사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한 인식 ▲기후 변화에 따른 환경 문제 ▲최대 이슈로 떠오른 젠더 문제 ▲기본소득제 도입 등 사회적으로 민감 사안에 대한 개신교와 비개신교인들의 인식을 비교 조사함으로써 개신교인들의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인식을 객관적으로 가늠할 기회를 제공했다. 

 


개신교인 86.6%, '전광훈 목사 정치적 발언' 부정 평가

조사에 따르면 개신교인의 86.6%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전광훈 목사가 쏟아내는 정치적 발언에 부정적 의견을 내놓았다.

또한 개신교인 5명 중 4명(79.5%)은  '교회 목회자와 교인들이 기독교를 표방하는 정당을 창당해 정치에 참여하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극기 집회 참여'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2.9%만 '참여해봤다'고 답했다. 

정치 분야 연구에 참여한 이상철 크리스챤아카데미 원장은 이날 발표를 통해 "3분의 2 가량의 개신교인들이 전광훈 목사의 행보에 반감을 보이나, 13.4% 라는 무시 못할 옹호 세력이 있다"며 "개신교가 극우 정치에 휘말릴 수 있는 잠재적 위험성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타자에 대한 정치적 감수성은 개신교인이 비개신교인에 비해 다소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난민'과 관련한 질문에서 개신교인 중 23%가 '난민은 이슬람 등 불온한 문화를 전파하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적극 반대 의견을 보였다. 비개신교인 중 적극반대층이 18%였던 데 비하면 상당한 차이다. 이밖에 '헌법에서 기본권의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확대하자'는 제안에도 개신교인(25.5%)이 비개신교인(22.2%)보다 높은 반대 비율을 보였다. 
 


동성애·이슬람 유입·낙태 등 문제에서만 개신교인 인식 큰 차이

이어진 경제와 노동, 통일 및 남북관계, 환경과 생태위기, 사회와 젠더 등 분야에 대한 개신교인들의 인식조사에서는 대체로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간 유의미한 인식 차이는 없었다.

다만 동성애와 낙태 이슈, 진화론과 공산주의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는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동성애는 죄'라는 주장에 대해 개신교인의 58.4%가 동의했지만 비개신교인은 25.0%에 그쳤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 역시 개신교인 22.9%, 비개신교인 48.2%로 개신교인 여부에 따라 입장차가 컸다.

‘낙태는 태아의 생명권을 뺏는 행위’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개신교인의 50.2%가 동의했고, 비개신교인은 27.6%만 동의해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사이 인식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낙태가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건강권을 보장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다’는 개신교인이 30.7%에 이르러 비개신교인(16.9%)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사회, 젠더 분야 발표를 맡은 이화여대 송진순 박사는 "'동성애는 죄이지만, 동성애자는 하나님의 구원의 대상으로 사랑으로 포용해야 한다'라는 교회의 일관된 주장에도 불구하고 개신교가 보여준 동성애에 대한 혐오는 사회 내 개신교 혐오와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며 "개신교가 누군가의 존재를 지우고 있는 만큼 개신교의 존재 역시 지워지고 있음을 통렬하게 인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화론 반대'(45.9%), '공산주의 배격'(71.2%), '이슬람 반대'(68.4%)에 대한 입장도 개신교인의 '그렇다' 응답률이 비개신교인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환경 및 신앙관 분야 발표를 맡은 성공회대 신익상 박사는 "2019년 한국의 개신교는 전반적으로 내적 긍정보다는 외적 부정의 요소들을 토대로 하는 근본주의적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 외부의 적은 다른 종교가 아니라, 다름 아닌 시대적 상황 자체다. 2019년 한국의 개신교는 내적 확신이 허물어져 가고 있는 근본주의를 지닌 채 다른 종교들의 존재감을 의식하면서 동시대와 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측은 "급변하는 한국 사회의 주요 쟁점들 가운데 특별히 개신교계에서 첨예한 대립과 갈등을 초래하고 있는 주제를 선별해 그에 대한 개신교인의 인식 현황을 조사하고 동시에 비개신교인의 인식과 비교함으로써, 일부 개신교 진영으로부터 촉발되고 있는 사회적 갈등의 원인 분석과 대안 모색을 목적으로 본 연구를 수행했다"며,

"한국 사회에 만연한 이념적, 정치적, 종교적 갈등의 실체를 밝혀냄으로써 다양한 구성원들 간 화해와 상생을 위해 개신교와 개신교인들이 가져야 할 가치관을 제시하고 변화된 사회적 상황 가운데 개신교와 개신교인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연구 발표   정치 분야_ 이상철 박사 (크리스챤아카데미 원장)
                    경제 분야_ 박재형 박사 (한국민중신학회 총무)
                    한반도 평화 분야_ 김상덕 박사 (기사연 연구실장)
                    환경 및 신앙관 분야_ 신익상 박사 (성공회대)
                    사회 문화 젠더 분야_ 송진순 박사(이화여대)

논찬   이삼열 박사 (대화문화아카데미 이사장)
           장혜경 박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정경일 박사 (새길기독사회문화원 원장)
           최현종 박사 (서울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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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 통계 분석' 자료집이 아래 첨부되어 있습니다.